준호씨의 블로그
노트북 침수1편. 맥북프로 2018 13인치 침수. 가방안에 텀블러 조심 본문
지난 금요일 아내의 맥북프로가 침수되었습니다. 가방 안에 텀블러의 물이 쏟아진 상태로 맥북이 흠뻑 젖어 버렸습니다.
이렇게 된 것에는 사연이 좀 있긴 한데요. 최근 첫째가 합기도 학원에 다니고 있는데요. 정해진 시간에 합기도 학원에서 학교로 차가 가서 데리고 갑니다. 그런데 관장님 한테 전화가 왔는데 아이가 안 나왔다는 겁니다. 아이한테 전화를 해도 전화도 받지 않았고요. 아내는 일이 있어서 맥북을 들고 밖에 나와 있던 상황이었는데요.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가방을 싸고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문득 이 광고가 생각나네요.
다행히도 아이는 태연하게 집에 와서 관장님이 안 와서 집에 왔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걸 훈련 중이었긴 하지만 오롯이 혼자서 집까지 오는 건 처음이었는데요. 아무튼 혼자서 집에 잘 와서 다행이긴 하네요. 혼자 집에 오게 되면 전화하기로 했었는데 안 한 건 둘째 치고요.
아무튼 아내가 급하게 짐을 싸고 집에 와서 던져둔 가방 안에서는 텀블러의 물이 쏟아지면서 맥북이 침수되고 말았습니다. 저녁 늦게 가방을 열었을 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서비스 센터에 갈 수는 없고 응급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인터넷에 검색하다 보니 뚜껑 열고 뒤집어 두란 말이 있어서 따라 했습니다. 선풍기 틀어서 수분이 증발할 수 있도록 하였고요. 그런데 보통 이런 건 키보드에 물을 쏟았을 때 아래쪽에 있는 보드로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할 때 쓰는 방법 같은데요. 이미 아래쪽에도 물이 들어갔을 거 같은 상황이라 얼마나 도움이 되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전원은 안 켜지는 상황이었고 뭔가 징징 거리는 소리가 주기적으로 발생했었는데요. 어느 정도 마르고 나니 전원이 켜져 있었습니다.
전원이 켜져 있으면 좋을 거 같지 않아서 종료를 시켰으나 계속 다시 켜지더군요. 뚜껑을 열면 자동으로 켜지고 뒤집어 두니 키가 눌려서 다시 켜졌습니다.
액정 안으로도 물이 들어갔는지 화면이 얼룩덜룩했습니다.
시스템 종료를 누르면 꺼지긴 했으나 모니터가 열리거나 키가 눌러지면 다시 켜졌습니다.
전원 키를 10초간 누르면 꺼진다 하여 눌러보았으나 이렇게는 꺼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두면 키가 눌려서 인지 자꾸 다시 켜지는 상태였고요.
그래서 키가 안 눌어지도록 다른 자세로 바꿨습니다.
다만 이러다 떨어지는 거 아닌가 좀 불안하더군요. 떨어질걸 대비해서 바닥에 가방을 깔아 두긴 했지만 그래도 좀 불안했습니다. 다행히도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유베이스로 갔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한다더군요.
상담을 받아 보았으나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는 물을 말려준다거나 세척을 한다거나 그런 건 해주지 않고 교체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하는데요. 모니터가 있는 상판, 메인보드가 있는 하판 모두 교체를 해야 하며 금액은 각각 6x만원씩 든다고 합니다. 130만 원 이상이 비용이 소요되는데 그 금액이면 1년 전 맥북프로 중고로 샀던 비용과 비슷하기에 그 돈이면 그냥 중고로 새로 사는 게 낫겠다 싶어서 수리는 포기했습니다.
세척 등의 서비스는 사설 수리업체에서 가능하다고 하여 사설 수리업체를 알아보고 방문해 보았습니다. 로직보드(메인보드) 세척에 10만 원이 든다고 하시더군요. 그 정도면 세척해서 좀 더 쓸까 했었는데요. 문제는 액정에도 물이 들어갔는데 액정에만 물이 들어가면 그나마 괜찮은데 상판에도 보드가 있고 그것만 세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판 교체를 해야 된다고 합니다. 공식 서비스 센터보다는 저렴하지만 역시 58만 원이 소요된다고 하였습니다. 환율이 따라 다른데 환율이 좀 떨어져서 그나마 좀 저렴해진 상태라고 하네요.
하판만 세척해도 상판 보드가 침수로 고장 나면서 같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하판만 세척하는 건 잠재적으로 위험을 갖는 거라 권장하지 않더군요. 세척+상판 교체에 68만 원이 소요되는데 그 금액이면 맥북에어를 중고로 사는 게 낫겠다 싶어 수리는 포기했습니다.
점검 비용 1만 원이 들었는데 다시 수리하러 오게 되면 그 금액은 빼 주신다고 하네요. 주차비는 2000원 들었습니다. 서현 쪽이었는데 주차하기 힘들어서 빙빙 돌다가 다른 건물에 잘못 주차했네요. 같은 건물에 주차한다고 주차비 감면이 되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제습제를 비닐에 싸서 제습을 해 보고 있습니다. 이미 이틀 정도 선풍기 돌리면서 수분은 거의 다 말렸을 거 같긴 하지만 집에 제습제가 있어서 추가 제습을 진행해보고 있습니다.
일단 어느 정도 제습이 되었다고 생각되면 중요한 데이터를 백업하고 일단 완전 고장 날 때까지 써보려고 합니다. 운이 좋다면 오래 사용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보통 휴대폰도 그렇고 물이 들어가면 얼마 못 가서 결국 고장이 나긴 하더라고요. 내부적으로 합선이 되면서 대미지가 누적되고 녹이 생기면서 또 대미지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2편은 본격적으로 침수 후 사용기가 될 거 같은데요. 별 문제없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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