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씨의 블로그
학교폭력3. 가해자를 이해해 달라는 말은 한두 번이면 충분합니다. 본문
후우... 자세한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하면서 적는 거도 쉽지 않네요. 아직은 학교나 선생님들이 잘 해결해 주시리라 믿는 중입니다. 다만 종종 이상한 일들이 생기곤 하네요. 생각을 정리할 겸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계신 분 중 한 분에게 전화를 받았는데요. 저희를 걱정해 주시는 말씀도 하시고 본인의 고충에 대해서도 잘 들었습니다.
다만 몇몇 이야기는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가해자 아이도 불쌍하고 이해해 달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해는 합니다. 가해자도 그냥 가해자가 되었을 건 아닐 테니까요. 가정환경이 안 좋았을 수도 있겠죠. 다만 가해자가 불쌍하니까 이해해 달라는 이야기를 한두 번도 아니고 30분 동안 듣고 있는 건 정말 힘듭니다. 이해를 못하겠다고 한 거도 아닌데 가해자를 이해해 달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하시니 피해자 입장에서는 고문을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불쌍한 아이니 그 아이가 때리면 맞아줘야 하나요?
뭔가 이유가 있었을 거니 화가 나서 그랬다. 뭐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걸 왜 자꾸 반복해서 말해서 피해자의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지 씁쓸합니다. 이유가 있었으니 때렸을 거라고 합니다. 이유가 있으면 폭력이 정당화된다는 걸까요?. 게다가 이유라는 거도 납득이 안됩니다. 상세히 적기는 어렵지만 그냥 화가 나면 주체하지 못하고 다른 아이들을 때리는 상황입니다. 분노조절 장애이거나 그와 비슷한 것이겠지요. 상담을 받아서 정신적인 치료를 받아야 되는 상태로 보입니다.
피해 아이에게도 가해 아이가 나쁜 아이가 아니니 잘 설명해 달라고 합니다. 어린아이들에게 말도 안 되는 폭력의 정당성을 가르쳐 주라니 기가 막힙니다. 기분이 나쁜 일이 있어도 대화로 해결해야 되고 잘못했으면 사과를 해야 된다고 가르치는 게 우선 아닌가요? 기분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가 무작위로 때리면 맞고 나서 그 아이가 기분이 나빴구나 이해해 주면 되는 건가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매일 맞아 줘야 되나요? 피해 아이는 무슨 샌드백인가요?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가 때렸으면 그냥 맞고 이해해 줘야 하나요? 불쌍하니까 이해해 줘야 한다고요? 불쌍하면 화를 조절할 수 있도록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닌가요?
부탁드립니다. 가해자도 불쌍한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더 힘듭니다. 가해자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건 문제가 해결되고 해도 됩니다. 문제 해결에 집중해 주시고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자면 피해를 오래 받아온 부모 중에는 가해자를 불쌍하게 여기고 용서하고 일을 키우지 말자고 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피해자가 가해 자게에 공감하게 되는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게 괜히 있는 말은 아닌 거 같습니다.
아이는 죄가 없습니다. 대게 아이의 부모나 환경에 문제가 있겠지요. 정말 그 아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면 폭력을 방치하지 말고 더 늦지 않게 그 아이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인도하는 게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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